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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진로 탐색·자기개발·직업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

한겨례2021-05-18
인터뷰ㅣ개교 20주년 맞은 경희사이버대 변창구 총장

교육부 원격대학진단 최우수
단기 교육과정 통해 특정 분야
역량 키우는 ‘경희 나노디그리’
수요자 중심 욕구 파악해
미래지향적 전공 신설 주력


지난 14일 오전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이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총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지난 14일 오전 변창구 경희사이버대 총장이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총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사진 출처·제공 : 한겨레)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은 미래 교육의 대안에서 중심으로 이동했다. 온·오프라인 융합 교육이 확대되면서 사이버대학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그동안 평생교육과 재교육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면, 이제는 인문학과 실용교육에 초점을 맞춘 ‘블렌디드 러닝’ 분야를 선점하고 있다.

5월18일로 개교 20주년을 맞은 경희사이버대도 미래 교육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우뚝 서기 위해 지속 가능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최초 온라인 고등교육 실시, 사이버대 최초 국외 탐방 진행, 인문학과 사회학을 접목한 국내 유일의 4년제 학사 과정인 후마니타스학과 운영 등 경희사이버대는 이미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는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K-BPI) 사이버대학 부문 6년 연속 1위를 비롯해 지난해에는 교육부로부터 원격대학 인증·역량진단 최우수 A등급을 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경희사이버대 최초 외부 인사 출신인 변창구 총장의 감회도 남다르다.

1989년 서울대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서울대 기초교육원장, 교무처장, 인문대학장, 교육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변 총장은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을 역임했고, 2019년 제7대 경희사이버대 총장에 선임됐다. 합리적인 학자의 면모와 행정가다운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 경희사이버대 총장실에서 취임 직후부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온 변 총장을 만났다. 변 총장은 “팬데믹을 경험하며 ‘교육의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내실 있는 온·오프라인 융합 교육을 통해 사이버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변 총장이 생각하는 미래 대학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경희사이버대가 세계적인 사립명문대의 사례를 분석해 총장 선임 제도를 바꾼 이후 재학생, 교수, 직원, 동문들의 의견 수렴까지 거쳐 선임된 첫 외부 대학 출신 총장이다. 개교 20주년을 맞은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오히려 ‘외부인’이라 사이버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다. 학교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뿌리 삼아 개교 20주년 이후의 경희사이버대의 모습을 그려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지금 사이버대가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말한다. 바꾸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희학원의 설립 정신인 ‘문화 세계의 창조’ ‘학문과 평화’ ‘지구적 존엄’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행정 및 재정의 선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갑작스러운 비대면 강의에 대응하느라 오프라인 대학들이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사이버대의 위상이 좀 더 부각된 듯하다. 경희사이버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공유와 상생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교육부 주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케이무크(K-MOOC) 선도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 간 경계를 넘어 차세대 교육 모델을 개척해가고 있다. 우리 대학이 국내 사이버대 최대 규모의 에이치디(HD) 멀티 스튜디오를 통해 고품질 교육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연계한 세계적 수준의 교양 프로그램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신입생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교 적응 및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희대와 학점 교류를 진행하며 경희대 교양수업을 직접 학교에서 수강할 수 있으며, 시설 이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울러, 비학위 과정 클라우드 기반 학사관리시스템(LMS)을 사이버대 최초로 구축해 보건복지부 정책 사업인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인력 3만여명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2020년 2월부터 지속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읍면동 간호직 공무원(약 1000명) 직무교육에 대해서도 온라인 플랫폼 운영과 더불어 콘텐츠 개발을 전담해 정부·공공기관 종사자 직무교육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교육부가 실시한 ‘2020년 원격대학 인증·역량진단’에서 최우수 A등급 평가로 2007년과 2013년에 이어 국내 최초 3년 연속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교육콘텐츠 우수 대학 선정 및 사회공헌 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았는데.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콘텐츠의 완성도는 물론 만족도까지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사이버대학 부문 6년 연속 1위, 산업정책연구원 ‘2020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의 전당’에서 국내 사이버대 최초 수상 등의 성과를 거뒀다. 교육부 주최 재정 지원 특성화 사업 선정과 사이버대 최초 교육부 장관 표창장, 과학기술정부통신부 표창장 수상 등 사회 전반에서 우리 대학의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또한 대학의 공적 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명품 강좌를 발굴하고 운영하는 것도 경희사이버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수요를 고려해 2019년에 새로운 전공을 설치했다.

“초연결사회, 인공지능(AI) 등 문명의 대전환기에서 교육 수요자를 위한 선택이었다. 미래지향적 전공 개설을 목표로 IT·디자인융합학부(컴퓨터정보통신공학전공, AI사이버보안전공, ICT융합콘텐츠전공, 산업디자인전공, 시각미디어디자인전공), 미래인간과학스쿨(재난방재과학전공, 공공안전관리전공), 한방건강관리학과, 후마니타스학과, NGO사회혁신학과 등을 만들었다.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표방하며 경희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 과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또한 사회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단기 교육과정인 ‘경희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고 직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교양교육 과정과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실용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경희 나노디그리’는 진로 및 자기 계발, 직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 중인 단기 교육과정이다. 4년제 학위 과정을 통한 전공역량 강화 외에 단기 교육과정을 통해 특정 분야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셰익스피어 연구자, 전문가로서 ‘문화 세계창조를 위한 유능한 지도자 양성’이라는 경희사이버대의 교육 목표와 부합하는 셰익스피어 작품 속 인물을 소개한다면.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부합한다기보다는, 교육이라는 거대 담론을 ‘실용’과 ‘이성’이라는 렌즈를 통해 본다면 ‘햄릿’이 적절할 것 같다. 햄릿은 혈통으로 중세적 사고를 이어받았으나 근대적 이성을 인간의 본분으로 습득한 인물이다. 패러다임 혼란의 시대, 교육의 대격변기에 떠올릴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기존 오프라인 대학들은 ‘상아탑’이라는 개념 속에서 ‘선택받은 자들’만을 위한 조직이었다. 한데 지금의 대학은 시공간을 초월해 ‘프로페셔널 스킬’을 키울 수 있는 대중교육, 실용교육의 현장이 되었다.

앞으로 청소년들은 어쩌면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군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혼돈의 시대에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고민하고 삶과 죽음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는 사유의 확장이 ‘햄릿’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

―사이버대가 미래 원격교육을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사이버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온라인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면서 사이버 교육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경희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통해 일·학습 병행이 가능해지면서, 2030세대를 위한 산업체 맞춤형 직무역량 강화 교육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경희의 철학을 담은 세계시민교육 차원의 사회 기여 및 봉사 등의 분야와 관련한 역량 강화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사회적 인식은 풀어야 할 과제다. 다소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전통적인 대학 교육, 오프라인 중심 교육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대학 졸업장의 가치와 비용을 고려하기 시작한 오늘날은 이 또한 가까운 미래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 경계가 무너지면서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국외 유수 대학들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국경과 지역의 경계를 극복하고 평생교육과 재교육 및 직업교육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추세다.”

출처·제공 : (한겨레) 김지윤 기자(kimjy13@hani.co.kr)